나는 왜 시작했을까
이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기보다
지나가는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원래
계획을 오래 세우는 사람은 아닙니다.
완벽한 그림을 그린 뒤 움직이기보다는
움직이면서 답을 찾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모험, 체험, 도전, 실행, 경험.
생각 보다 머리 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편이고,
‘나중에 생각하지 뭐’ ‘일단 해보자’ ‘그냥해’ 라는말이
꽤자연스럽게 나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에서
예상하지 못한 장면을만나고,
계획에 없던 선택을 하면서
그제야 스스로를 알아가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풍경앞에서
이상하게 오래 멈춰서게 된다거나,
별 기대없이 들어간 공간에서
마음이 묘하게 편안해 진다거나,
배고파서 그냥 보이는곳으로 들어간 곳이 맛집이었거나
문득 들어간 곳에서 인생곡을 찾아서 행복해지거나
그날의 기분 하나로 내린 선택이
생각보다 저를 정확하게 설명해 줄 때도있었습니다.
그럴때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나는이런사람이구나.”
하지만 그 순간들은
시간이 지나면 생각보다 빨리 흐려졌습니다.
분명 저에게는 의미가 있었고,
그때의 감정도 분명했는데
기록하지 않으면
없던일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진 몇 장과 기억속 장면만으로는
그날의 온도까지 남기기에는 부족했고,
‘언젠가 정리해야지’하며 미뤄두었던 순간들은
결국 정리되지 않은채
흘러가 버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되었습니다.
기억은 생각보다 정직하지않고,
감정은 기록하지 않으면
쉽게 왜곡되거나 지워진다는것을요.
그래서 남기기로 했습니다.
완성된 이야기말고,
멋있게 정리된 결론말고,
선택하기전의 마음과
결정하는 순간의 감정까지
있는 그대로말입니다.
확신보다는 망설임이 더 컸던순간들,
잘한 선택인지 아닌지 모른채
그냥 선택해 버렸던날들,
그리고 그 선택이 쌓이면서
조금씩 변해가던 저 자신까지
함께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그땐 그랬었고, 그땐 이런감정이었고,
그땐 이런일들이 생겼고
이 공간은
정답을 알려주는곳이 아니지만
누군가의 기준이 되기위한 기록도 아닙니다.
여행과 일상,
뷰티와 취향,
그리고 제가 선택했던 수많은 순간들.
어떤 날은
분명한 답이 있는 기록이 될 수도있고,
어떤 날은
그저 답이 없는 로그처럼
남아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지금의 저는
결론보다 과정을,
결과보다 순간을,
완성보다 진행중인 상태를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 기록들은
누군가에게는 아무의미없어보일수도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잠시 머물러 생각하게하는
한줄의 계기가 될수도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기록들은
지나간 시간속에서
저 스스로를 다시불러오는
가장 솔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공간을통해
무언가를증명하고싶은마음은크지않습니다.
다만지금의제가어떤생각을하며
어떤선택을하고있는지,
그흐름만은솔직하게남기고싶었습니다.
잘보이고싶어서다듬은말보다는
조금은정제되지않은생각들,
확신과불안이함께섞여있는상태,
그럼에도불구하고
계속움직이게만드는마음의방향을
기록하고싶었습니다.
이기록들은
언젠가돌아봤을때
“그때의나는이런상태였구나”하고
스스로를이해하는단서가될수도있고,
앞으로의선택앞에서
다시길을잃었을때
잠시되돌아와기준을잡게해주는
작은이정표가될지도모릅니다.
어쩌면이공간은
완성된답을보관하는곳이아니라,
질문을안고가는과정을
차곡차곡쌓아두는곳일지도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이곳에는
늘같은속도의기록만남아있지는않을것입니다.
어떤날은분명하고,
어떤날은흐릿하며,
어떤날은아무말도되지못한
감정의조각들만남아있을수도있습니다.
그래도그모두가
지금의저를이루는한부분이라면
그자체로충분하다고생각합니다.
이기록들이
언젠가누군가에게는
정답이될수도있고,
누군가에게는
아무의미없는페이지로지나갈수도있겠지만,
적어도저에게만큼은
지나간시간을함부로흘려보내지않았다는
확실한증거로남기를바랍니다.
이그래서,
앞으로도이곳에는
완성보다는과정이,
확신보다는탐색이,
정답보다는선택의흔적들이
계속해서쌓여갈것입니다.
앞으로 다비의 많은 기록들이 담길 것이 너무나
기대되고 설렙니다.
항상 뭐든지 도전하고 경험해봐야 저한테 많은 것들이 쌓이는 것처럼
이 블로그에도 저의 기록들이 쌓여서 성숙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답이 (다비) 있는기록,
답이 없는 로그.
이 블로그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DAVILOG
